니니 - Nini

하루종일 비가 오다가 그쳤다가 를 반복.


날씨가 잠깐 좋아졌나 싶어서 외출했다가는 돌아오는 길에는 비를 흠뻑 맞기 일쑤죠.


오늘은 전자과 베트남 선생 두 명이 해외로 유학을 가게 되어서 파티가 있었는데


저는 비가 너무 오고 해서 뒷감당이 안 될까봐 못 갔네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선생들과 입장이 다르다 보니 ㅠ)





금요일에 하노이 SOS 클리닉을 방문할 예정인지라


오늘은 sinh카페 버스를 예약하고


co-worker 에게 leave of absence 양식을 부탁했습니다. 임지 이탈은 이번이 두 번째 인지라 큰 어려움 없이 작성할 수 있었네요.





일전에, co-worker에게 혹시 베트남어 를 배울 수 있는 기관이나 선생이 있을까 를 물어봤었는데


Huế 사범대 내의 어학 센터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베트남어 강좌가 있다고 소개해주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센터를 방문하여 이것저것 물어보았지요.


상담해주신 분은 Mr. Sinh이라는 사람 좋아 보이는 베트남 아저씨였는데, 베트남어를 배우겠다는 '한국인' 에 대해 아주 호의적인 거 같았습니다.


이 센터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주로 라오스 학생, 거기에 중국 학생들도 몇몇 있었다고는 하지만


한국인이 찾아온 건 제가 처음인지라 신기해 하는 눈치.


다음은 저와 Mr. Sinh의 질문, 답변 내용입니다. 물론 영어로 오갔지요 :)


1. 이 곳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베트남 수업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수업을 듣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 오호. 어느 나라 사람이신가요? 수업을 듣고자 하는 분들이 모여서 그룹이 생기게 되면 선생님을 소개해드립니다. 베트남어를 오랫동안 가르쳤을 뿐 아니라 영어도 잘하시는 분들입니다.


2. 저 같은 경우 그룹이 있는 것은 아니고 혼자입니다. 혼자 수업을 들을 순 없나요?
-> 그룹을 만드시는 게 좋겠지요. 혼자 수업을 들으실 수도 있지만 수강료가 비싸집니다.


3. 9월, 혹은 10월에 라오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수업을 들을 순 없나요?
-> 물론 들으실 수 있습니다. 10월 중에 수업이 시작되구요. 혹 그 수업에 관심 있으시면 10월 초에 다시 오시면 됩니다.


4. 그 수업에 대해 알고 싶네요. 한 클래스의 인원은 얼마나 됩니까?
-> 보통 25~30명 의 라오스 학생들로 이루어지고, 3개 클래스가 있습니다.


5. 일주일에 얼마나, 어느 시간대에 수업이 진행되나요?
-> 매일, 오전 중에 수업이 진행됩니다. 봉사자로 일하고 계시다면 아마도 업무 시간과 겹쳐 힘드시지 않을까 하네요.


6. 네, 그렇네요. 오후나 저녁 타임에 수업은 없나요?
-> 그룹을 만들어 오시거나, 혹은 혼자 수업을 들으시겠다면 선생님을 소개해드립니다. 1~2명이 수업을 들으실 경우 일주일에 3번, 저녁 5시반~7시, 한 달에 약 200만동(한국 돈 12만원 가량) 정도 됩니다.


7. 관심 있어하는 다른 친구들이 있을 지 모르니 조금 더 의논해 보겠습니다.
-> 예 그렇게 하세요. 혹 라오스 학생들 수업을 같이 들으시겠다면 '수업료를 안 내실 수도 있습니다.' 


8. 오, 정말입니까? 매우 감사합니다. ^^
-> 저 또한 당신이 베트남어 수업을 들으시길 희망합니다 ^^


9.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1~2명이 수업을 듣고, 일주일에 3번, 오후 5시반~7시, 약 200만동 정도인 거지요? 언제부터 수업이 개설될 수 있나요?
-> 예 맞구요, 언제든 원할 때에 개설해드립니다.





하노이, 호치민 등에는 베트남어를 배울 수 있는 기관이나 선생들이 많겠지만


지방 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과외를 받거나, 대부분은 그냥 맨몸으로 부딪히면서 살지요.
(실제로 맨몸으로 부딪히면서 터득한 지방 단원들의 베트남어 실력이 더 월등한 것이 사실!)


변명일 수도 있겠지만, Huế는 사실 타 지방과는 또 다른 조금 애매한 도시입니다.


외국인이 많은 관광도시다 보니 어지간한 식당에 가서는 영어가 통합니다.
(심지어 쎄옴 기사랑 5분 동안 영어로 대화한 적도 있으니 ㅋ)


식당 가서 베트남어로 음식 주문하면 점원이 영어로 확인하고, 제가 한국인이라고 하면 돌아갈 때는 "또 오세요" 합니다 ㅋㅋㅋ


몇몇 유명한 식당에는 여러 언어 버전의 메뉴판들이 있을 정도(중국어, 영어, 일본어)


큰 마트도 있고 하니 물건 살 때 베트남어로 씨름할 일도 없고;;


이러다 보니 베트남어를 몰라도 그럭저럭 사는 데 큰 지장이 없습니다. 주로 많이 떠드는 곳은 기관인데 기관 선생들도 어느 정도 영어를 하지요. ㅋ


맨몸으로 부딪힐 거리가 그닥 없는 곳, 불편하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영어가 나오게 되는 곳이에요.





이렇듯 의지가 약해질 수밖에 없으니, 어학 기관 같은 데에서 정기적으로 공부시간을 갖는 게 부쩍 도움이 되겠지요.


다른 단원분들 의 의향을 묻고, 가능하면 같이 다녀볼까 합니다. 다들 반대하면 저 혼자라도 T_T





내일은 비가 좀 그쳤으면. 내일은 기관에 일찍 출근해서 학과장과 이야기 좀 나눠봐야겠네요.